Artist Statement / 2024

나의 작업은 세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숨겨진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이는 일상적인 것들에 내재된 신비로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나는 예술이 감상자에게 새로운 시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믿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상의 세계를 표현했던 초현실주의의 일부 작가들은 일상적인 사물의 재배치를 통해 사물 그 자체가 지닌 신비로움을 드러내고자 했는데 이는 ‘데페이즈망’, 즉 대상을 일반적인 상식으로부터 추방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나는 이들의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익숙한 대상들로부터 무한히 새로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이러한 태도를 계승하듯 나의 작업은 관찰과 연상의 무한한 가능성으로부터 비롯된다. 산맥을 바라보며 파도를 떠올리고, 파도 속에서 고양이의 줄무늬를 찾아내듯, 주변 세계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탐구한다. 내 작품은 이러한 비유적 사고방식을 통해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신비로움을 포착하고,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나는 서로 다른 둘 이상의 사물이나 풍경에서 발견되는 유사한 흐름을 탐구하고 연결짓는다. 물결, 나무의 테, 질서 정연하게 자라있는 풀들과 같은 규칙성을 찾아내어,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캔버스 위에 담아낸다. 원경에 산맥과 그 앞에 비슷한 모양으로 일렁이는 파도, 풀들이 자라난 방향으로 물보라가 일어나는 이러한 장면들은 모두 내가 직접 그 풍경을 발견했을 때 머릿속에 중첩되었던 이미지들을 표현한 것이다. 


나의 작품은 조화를 통해 서로 다른 두 대상이 지닌 고유성을 조명함과 동시에 자연의 일관된 규칙을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작품이 자연과 일상 속에서 숨겨진 아름다움과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길 바란다. 또한, 이러한 발견이 감상자들의 창의적 사고와 상상력을 자극하여, 자신의 삶 속에서도 새로운 관점과 영감을 찾아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