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Statement / 2025
나는 현재 풍경에 인간의 삶과 정서를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풍경을 표현의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성장 과정에서 느낀 인생의 위태로움과 잔혹함, 그리고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다.
자연 풍경 특유의 평화로움은 나를 깊이 끌어당겼고, 이를 통해 위안을 얻으며 작업을 시작했다. 풍경 속 사물들의 관계와 움직임은 인간의 삶과 감정을 은근히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고요한 내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며, '나아가고자 했지만 후진할 수밖에 없는 배', '과수원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빛을 내는 감귤나무', '바위의 한 시절을 함께한 눈사람'과 같은 장면들로 이를 표현해왔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삶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하며 느껴지는 평화를 경험하게 한다.
오늘날 미디어를 통해 극단적이고 불행한 삶의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삶이 늘 위험과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럴 때 자연 풍경을 떠올리고 바라보며 위안을 얻곤 한다. 자연 속에는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 건강한 것과 병든 것이 모두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는 이러한 자연의 특성이 삶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순간과 닮아있다고 믿는다. 긍정과 부정,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이 어우러져 순환 속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을 인정할 때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삶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소음들 속에서 자연 풍경은 '그럼에도 삶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위로를 건넨다. 나의 작품 또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